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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반 인문학특강 후기] 사랑? 가족? 섹스?
 작성자 : 마다미
작성일 : 2016-02-26     조회 : 1,243  

[십시일반 인문학특강 후기  사랑? 가족?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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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에 십시일반이 새롭게 선 보인 인문학특강이 진행됐습니다.

언저리인문학연구소의 박장근 소장님이 사랑, 가족, 섹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 주셨습니다.

강의 시간에 비해 주제가 너무 방대해, 강연은 주로 사랑에 초점을 맞춰서 하셨습니다.

 

박장근 소장님은 이번 강의의 의미와 관련해,

우리에게 사랑은 유보할 수 없는 일상의 문제이고,

우리에게 그만큼 밀접한 주제이지만,

또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나로부터 소외된 고민이 되어버렸다며,

이제라도 사랑에 대한 자신의 의견, 가치 기준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소장님은 우리들에게 지배적인 두 가지의 사랑의 형식을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가 낭만적 사랑입니다. 현재 우리를 지배하고 가장 이상적인 사랑의 형식이 낭만적 사랑인데, 인생으로 치면 청년기의 사랑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낭만적 사랑은 쉽게 말하면 판타지적인 사랑에 취해 이상과 완벽을 소유하려는 것으로, 실제 사랑의 대상은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대상과 서로의 몸에 대한 지식이 쌓여 갈수록 판타지적 사랑일상의 사랑은 대립하게 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예처럼 사랑에 대한 자신의 판타지가 중심인 사랑이,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모습이었던 거 같다. 내가 상상하고 꿈꾸는 사랑의 모습에, 상대가 부응하지 못해 서로 다투고 싸우는 것이 바로 우리들 대부분이 하고 있는 사랑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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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랑의 형식은 성과적 사회(신자유주의)의 사랑이다.

자본주의가, 특히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 만들어 내는 장벽, 경계, 배제는 차이의 효과가 아니라 동일성의 효과라는 것이다. 즉 돈은 본질적으로 차이를 지우며 평준화하는 원칙적으로 모든 것을 동일하게 만든다. 그래서 타자에 대한 환상을 지운다. 사람들은 목적지도, 휴식도, 평화도 없이화살처럼 날아가는 동일한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이다.

에로스는 타자, 즉 나의 지배 영역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향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평준화, 타자가 소멸된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우리는 타자성을 인식하고 인정할 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은 오늘날 전시적 경향에 의해 진부한 소비재로 타락해, 상대의 직업, 월급, 가족 등 조건을 중심으로 거래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하의 사랑의 위기의 본질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소장님은 헤겔과 마르실리오피치오의 사랑의 정의를 통해, 낭만적 사랑과 신자유주의적 사랑의 한계를 정리해 주셨습니다.

 

사랑이란 결코 그저 두 개인 사이의 기분 좋은 동거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아니라,

타자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인 경험이다

진정한 사랑의 조건, 즉 사랑을 위해서는 타자의 발견을 위해

자아를 파괴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며,

그 대척점에는 전적으로 안락함과 나르시시즘적 만족이 있다.

사랑의 진정한 본질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을 포기하고,

다른 자아 속에서 스스로를 잊어버린다는 점에 있다.” (헤겔)

지배자는 자기 자신을 통해 타자를 장악하지만,

사랑하는 자는 타자를 통해 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각각 자기에게서 걸어 나와 상대방에게로 건너간다.

그들은 각자 자기 안에서 사멸하지만 타자 속에서 다시 소생한다.” (마르실리오피치오)

 

그 외에도 낭만적 사랑을 넘어서는 방법, 사랑과 윤리 등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셨지만, 그것은 자료실에 올려져 있는 동영상을 통해 직접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소장님이 강의 마지막에 윤병구 선생님의 말씀을 소개해 주셨는데, 강좌 후 느낀 소감을 이것으로 대신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사랑해라, 사랑해라, 끊임없이 사랑해라.

그것이 빗나간 사랑이라 해도.

사랑해서는 안될 대상이라 해도 좋다.

아예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올곧은 삶보다.

죄로 가득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랑하면서 엇나가는 삶으로 사는 것이,

훨씬 더 사람답게 사는 삶이다“ (윤구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