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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세상, 보기 좋네요
 작성자 : 외딴섬
작성일 : 2010-01-05     조회 : 1,599  


갑작스레 내린 눈으로 모처럼 고되게 눈을 치웠다.
아침에 한꺼번에 치우려면 너무 힘들고,
또 그전에 사람들이 밟고라도 지나가면 치우기가 고되다.
그래서 새벽녁에 한번 나가서 가볍게 눈을 치워놓으면 아침에는 치우기가 더 쉽다.
하지만 이번 눈은 그새 너무 많이 내려버려 아침에 치우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쉴새없이 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눈이 그친 오후까지 총 세번에 걸쳐서 눈을 치웠다.
지금도 집 안마당에 눈이 한아름 쌓여 있다.
이렇게 추우면 봄이나 되야 다 녹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집 앞의 눈을 치우다보니 동네 아저씨가 한분 나오셔서 함께 치운다.
어릴적 겨울방학에 시골에 가 있으면 가끔 마을 방송이 나온다.
동네 눈 치우게 한집에서 한명 이상씩은 나오시라고..
그러면 사촌들과 함께 우르르 나가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가래질을 하기도 하고,
대민지원 나온 군인들과 함께 빗자루질을 하기도 했다.
같은 작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살짝 마음이 통하는 그런 분위기,
동네 아저씨와 일면식도 없었지만 눈을 치우다보니 어느새 대화가 오고 간다.
어린 아이들은 눈을 치우는 건지, 더 흩어놓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지만,
그 아이들이 컸을때 함께 눈을 치웠다는 것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지금의 나에게 처럼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길의 혼잡,
녹는 눈이 더럽기 때문에 오는 불편함들 때문에
이렇게 많이 내린 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이렇게 하얗게 채색된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싶다.
며칠 불편해도 온통 하얀 세상을 바라보며 잠시 즐겨보면 어떨까 싶다.
생각해보면 자주 있는 일도 아니지 않는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수 없다면,
스키타던 용자처럼 즐겨보는 것이 어떤가 싶다.
용자가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