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 - 이유진기자] 송도 국제업무지구 아파트로만 채우나 -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주거용으로 변경 신청 ··· 외자유치도 부진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에 사무실은 없고 아파트만 들어서고 있다. 올해로 조성사업이 시작된 지 6년째로 1단계 공사 마무리 단계에 있는 송도 국제업무단지에는 정작 업무용 빌딩을 찾아보기 어렵다. 애초 사업계획 단계부터 단독주택이나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주거용지 비율이 59%로 높았던 데다 공사 중인 업무용 빌딩도 입주자를 찾지 못해 최근 주거용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 지지부진 인천 연수구 송도동 국제업무단지 내 6-1에 짓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시공사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측은 지난 9월초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업무용 오피스텔에서 주거용으로 용도변경해 달라”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최고 68층, 높이 305m에 이르는 랜드마크 빌딩이다. 지상 1∼33층은 오피스, 34∼64층은 호텔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45∼64층을 분양이 가능한 콘도로 변경한 후 다시 일부를 주거용으로 변경 신청한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관광진흥법 관련 법령이 바뀌면서 분양 가능한 콘도마저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용도변경 신청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2명이 콘도 1실을 분양받을 수 있다가 5명 이상이 모여야 1실 분양이 가능해지는 등 콘도미니엄 전매와 양도규정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신청을 받아들여 용도변경을 하면 국제업무단지 랜드마크 빌딩에 아파트가 들어서 국제업무단지라는 이름이 무색해진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이었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시행사 측이 공사비를 1000억원 이상 지급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됐다가 두 달 전 재개됐으나 공정률은 두달 전 67.5%에서 현재 69%로 오르는 데 그쳤다. 입주자 유치문제 시급 부동산업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는 사업성이 아닌 입주자 유치라고 입을 모은다. 시행사 측은 “3M, 시스코, 오티스엘리베이터가 입주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확인했지만 MOU를 체결한 지 1년이 넘도록 본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기업과 유엔 산하 기관 유치를 전제로 용지를 분양받은 시행사가 외국 기관을 유치하지 못했는데도 제재 방법이 없어 계속 시행사 요구대로 끌려다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빌딩 전체 일괄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3.3㎡당 1700∼1800만원으로 서울 업무지구보다 가격이 높아 나서는 투자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까지 360억 달러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유치 실적은 약 8억달러로 목표액 대비 2.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업무용 외 주거용 건물 신축은 활발하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현재 국제업무단지 내에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는 13개 단지 1만440가구다. 올해 1월 입주한 송도 더샾 퍼스트월드(1596가구)를 시작으로 2010∼2012년 3300여 가구가 입주한다. 아파트와 달리 업무용 오피스는 주변 업무환경과 교통편, 상권까지 갖추지 않으면 임차인 유치가 어렵다. 한 건축설계사무소 임원은 “외국 협력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국 기업도 유치하지 않은 업무지구에 투자 위험을 감수하면서 들어오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외국 기업 지사 규모 임차인을 모집하려다 보니 운신 폭은 더 좁다. 이남수 신한은행 PB부동산 팀장은 “서울과 거리가 먼 데다 본사가 이전하지 않는 한 사무실을 채우기 어려운 규모라 주요 임차인(키테넌트)을 유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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